불빛

깜박이는 삶을 살고싶다

꺼졌다, 켜졌다
살아있다, 죽었다

나도 내가 어떠한지
불빛처럼 선명히 나타나서
내 자신을 확실히 알아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많은 날이다



관계

처음엔 그저 그들의 소식이 궁금했고
마침내 함께 일상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무(無)인데 그들은 유(有)와 같이 보였고
나는 흑(黑)인데 그들은 백(白)과 같아보였다

나는 초라하지않다
나는 초라하지않다
 
몇번이고 가슴을 토닥토닥치며 나를 위로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뭐 어때 나는 나야

그러나 머리는 마음과 같지않았다

누군가 나와 같은 경험을, 감정을 느껴보았을까?
우리는 왜 서로에게 진실을 내보이지않을까?

일상을 공유했던 그곳은 허망한 유토피아였던가

 

무릎꿇다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가 도저히 공부에 집중을 못하겠더라
터벅터벅 내가 사는 자취방을 걸어왔고
길쭉한 소세지덩어리를 툭툭 잘라 구웠다
오늘 저녁은 소세지구이와 밥 그리고 엄마가 챙겨주신 전구지 김치로 한 상 차려보았다
좁은 탁상위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선택권만큼 적은 적은 반찬수 그리고 따뜻한 밥
따뜻한 밥조차 사치고 이질적이다
처량하다 고작 반찬 수 따위에 내 신세를 탓하고 싶더라

그런데 다 니가 선택한거잖아

좁은 곳을 원했던 나였고 구속에서 벗어나고싶었을뿐인데 
나는 그저 크기만 커진 철장안에 갇혀있던 꼴이었다
밥알과 반찬을 우걱우걱 씹다가 울음이 터졌다

내 눈물은 무엇을 위해 흘러내리고있는가
마치 배가 부른데도 억지로 무언가를 삼키려하는듯한 모습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인생은 너무나 어렵다
무엇인가 진심을 다해 사랑해보지 못했던 나에게는 너무도 어렵다

폭풍같은 감정이어라
부디 잠잠해지고 고요하여라






사색

모든사람에게 공평히 주어진 것은 오로지 시간뿐이다 난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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